작은대학교

전통학과 브리핑

안동 권씨 충재 권벌 종가, 제사상에 25켜 편을 쌓는 까닭

이것은 무엇일까

경상북도 안동의 권씨 충재 권벌 가문에서 제사에 올리는 편입니다. 목재로 만든 원형편틀 위에 본편을 시계방향으로 괴고, 그 위에 웃기떡을 층층이 쌓아 올린 음식입니다.

예전에는 언제 만들었을까

자료에 편을 만드는 시기가 따로 나오지 않습니다. 다만 제사 음식이라고 적혀 있으므로 제삿날에 맞추어 만들었을 것으로 보이나, 어느 계절 제사인지는 자료가 말하지 않습니다.

준비할 것

목재로 만든 원형편틀, 본편, 웃기떡, 비닐, 베보자기가 자료에 나옵니다. 본편과 웃기떡을 무엇으로 어떻게 만드는지는 자료에 적혀 있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방법

원형편틀을 준비하고 그 위에 본편을 시계방향으로 괴기 시작합니다. 머리는 바깥쪽으로 향하도록 눌러주고 꼬리는 가운데로 고정합니다. 층이 홀수가 되도록 높이 쌓는데, 할머니 제사에는 23켜, 할아버지 제사에는 25켜를 쌓았다고 합니다. 그 위에 웃기떡을 1켜씩 모두 11켜 쌓습니다. 다 쌓으면 비닐을 한 겹 두르고 그 위에 베보자기를 두릅니다.

왜 이렇게 했을까

이 글에서 가장 오래 붙잡아야 할 대목은 켜 수입니다. 할머니 제사는 23켜, 할아버지 제사는 25켜로 갈립니다. 두 켜의 차이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자료에 설명이 없습니다. 다만 제사상 위에서 조상의 자리가 남녀에 따라 구분되어 있었고, 그 구분이 음식의 높이로 눈에 보이게 새겨졌다는 점은 짚어둘 만합니다. 홀수로 층을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짝수는 둘로 나뉘지만 홀수는 가운데가 남습니다. 꼬리를 가운데로 모으고 머리를 바깥으로 눌러 돌리는 방식도 결국 하나의 중심을 세우는 일입니다. 편은 먹는 음식이기 전에 세워 두는 음식이었습니다. 쓰러지지 않게 대청 기둥에 묶어 두었다는 대목이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제사가 시작될 때까지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아야 했고, 그 형태 자체가 예(禮)의 표현이었습니다. 다만 왜 23과 25라는 숫자였는지, 왜 웃기떡이 11켜였는지는 자료에 근거가 없으므로 저는 함부로 풀지 않겠습니다. 이런 숫자는 집안마다 다를 수 있고, 후대에 굳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눈과 손으로 판단하는 법

머리를 바깥쪽으로 향하게 눌러주고 꼬리를 가운데로 고정하는 것은 손끝으로 방향을 잡아주는 일입니다. 층이 홀수가 되는지는 쌓으면서 세어 확인해야 합니다. 다 쌓은 뒤 비닐과 베보자기를 두르는 것도 형태가 흐트러지지 않게 하는 마무리입니다.

지역과 집안마다 달랐던 것

자료는 안동 권씨 충재 권벌 가문 한 집안의 방식만 전합니다. 다른 지역이나 다른 집안에서 편을 어떻게 쌓았는지는 자료에 나오지 않습니다. 23켜와 25켜 같은 숫자도 이 집안에서 전해진 것인지, 널리 쓰인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실패하기 쉬운 부분

자료에 실패하기 쉬운 부분이 따로 적혀 있지 않습니다. 다만 쌓은 뒤 대청 기둥에 묶어 둔다는 대목은, 그대로 두면 쓰러질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켜 수를 세는 일과 머리·꼬리 방향을 잡는 일이 어긋나면 형태가 흐트러질 것으로 짐작되나, 이는 자료에 명시된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 집에서 한다면

오늘날 집에서 한다면 목재 원형편틀과 베보자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다만 본편과 웃기떡을 무엇으로 만드는지, 각 켜를 어떤 크기로 잡는지가 자료에 없으므로 그대로 재현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집안의 방식은 어디까지나 종가 제사라는 맥락 안에서 전해진 것이어서, 가정에서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왜 그렇게 쌓았는지를 먼저 이해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꼭 알아둘 안전사항

자료에 안전 사항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 방법에 담긴 생활문화

편은 제사상에서 조상에게 올리는 음식이면서, 동시에 집안의 질서를 눈에 보이게 세우는 물건이었습니다. 남녀 조상에 따라 켜 수를 달리하고, 홀수로 층을 올리고, 중심을 잡아 세우는 방식은 모두 제사라는 자리에서 누가 어디에 서는지를 음식으로 옮긴 것입니다. 대청 기둥에 묶어 둔다는 것은 제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이 형태를 지켜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교수의 기록 노트

23켜와 25켜, 웃기떡 11켜 — 이 숫자들이 언제부터 이 집안에 자리 잡았는지는 자료가 말하지 않습니다. 숫자를 외우기 전에, 왜 세워 두어야 했는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260922_16

← 전통학과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