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과 브리핑
에라스무스가 1516년에 낸 그 책
그리스어 신약성경, 그 시작과 이름
한마디로 말하면
1516년 에라스무스가 교정해 인쇄한 그리스어 신약성경으로, 공인본문 또는 텍스투스 레셉투스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까
1516년 이전까지 유럽에서 성경은 주로 라틴어 번역본으로 읽혔습니다. 그리스어 원문 자체를 인쇄한 책은 아직 없었고, 인문학자들은 오래된 사본을 모아 원문에 가까이 가려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에라스무스와 네덜란드 인문학자들이 교정해 1516년에 인쇄한 그리스어 신약성경이 나옵니다. 이것은 출간된 최초의 그리스어 신약성경이었습니다. 이 본문은 이후 윌리엄 틴들의 영어 역 성경, 마르틴 루터의 독일어 역 성경 등 종교개혁기 이후 만들어진 많은 번역 성경의 저본으로 쓰였고, 그리하여 정통적인 신약 그리스어 본문으로서의 권위를 얻었습니다. 이 본문은 나중에 공인본문, 곧 텍스투스 레셉투스(라틴어로 '받아들여진 텍스트')라고 불리게 됩니다. 그런데 근대에 와서 이 본문의 근거가 된 그리스어 사본들이 동로마 제국에서 가져온 비잔틴형에 속하는 소문자 사본이며, 아무리 오래된 것이라도 12세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에 더 오래되고 더 나은 사본을 통해 원문을 확정하려는 본문비평학이 확립되었고, 그 결과 공인본문은 오늘날 '받아들일 수 없는 텍스트'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이 책이 나온 무렵 유럽은 종교개혁기를 앞두고 있었고, 인문학자들은 오래된 문헌을 원래 언어로 되돌리려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스어 신약성경이 인쇄된 뒤 그것이 여러 번역 성경의 바탕이 되면서, 성경을 라틴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읽으려는 흐름과 맞물렸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어떻게 이해해 왔을까
오늘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 이 이야기는 '원본'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원본이라고 부르는 것도 누군가의 교정과 인쇄를 거친 하나의 판본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본문이 지닌 무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무게가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사본 위에 세워졌는지를 함께 보게 됩니다. 믿음의 문제와 본문의 역사는 서로 다른 층위이며, 후자를 살피는 일이 전자를 흔드는 일은 아닙니다.
모두 똑같이 생각할까
공인본문을 정통적인 신약 그리스어 본문으로서 권위 있는 것으로 보는 입장이 있는가 하면, 근대 본문비평학의 결과에 따라 오늘날에는 받아들일 수 없는 텍스트로 평가하는 입장이 있습니다.
자주 생기는 오해
그리스어 원본이 처음부터 있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출간된 최초의 그리스어 신약성경은 1516년에 나온 이 책이며, 그 근거가 된 사본들은 12세기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 못합니다.
교수의 한마디
'원본'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최근의 것입니다. 오래된 것과 권위 있는 것을 같은 말로 여기지 않는 것이 본문을 읽는 첫걸음입니다.
한 줄 정리
1516년 에라스무스가 교정해 인쇄한 그리스어 신약성경은 최초의 그리스어 신약성경이자 많은 번역의 저본이 되었고, 공인본문이라 불리지만 오늘날에는 받아들일 수 없는 텍스트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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