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과 브리핑
창세기는 그 열매를 사과라고 하지 않습니다
금지된 열매의 이름을 두고 벌어진 오랜 이야기
한마디로 말하면
창세기 본문은 그 열매가 무엇이었는지 밝히지 않고, 사과라는 이름은 나중에 붙은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까
창세기 이야기에는 사람이 동산 가운데 있는 나무의 열매를 따 먹지 말라는 말을 듣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 열매가 무엇이었는지는 본문이 알려주지 않습니다. 이 침묵이 오래도록 남아 있는 동안, 사람들은 그 열매가 무엇이었을지 저마다 짐작해 왔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창세기 본문은 금지된 열매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학자들은 여러 후보를 제시해 왔습니다. 포도, 석류, 무화과 같은 것들이 후보로 거론되었지만, 어느 것도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 열매가 사과로 알려지게 된 데에는 라틴어와 얽힌 이야기가 있습니다. 라틴어에서 악을 뜻하는 낱말과 사과를 뜻하는 낱말의 꼴이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이 비슷함 때문에 사과라는 이름이 퍼졌다는 이야기가 널리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것이 확정된 사실은 아닙니다. 한 학자는 고대 후기와 중세의 라틴 기독교 저자들이 사과를 뜻하는 그 낱말을 거의 쓰지 않았고, 열매를 뜻하는 다른 낱말을 주로 썼다고 주장합니다. 같은 학자는 금지된 열매를 사과로 알아본 것이 12세기 중세 프랑스 미술에서 처음 나타난다고 주장합니다. 또 1550년 루터 성경의 목판화가 사과 그림을 유럽에 널리 퍼뜨렸다고 전합니다. 결국 어떤 열매였는지는 지금도 아무도 모릅니다.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중세 유럽에서는 성경 이야기를 그림으로 자주 표현했습니다.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이렇게 그림이 퍼지면서 어떤 그림이 널리 퍼지느냐가 사람들이 기억하는 모습을 정하기도 했습니다.
성경에서는 어떻게 나올까
창세기는 이 열매의 이름을 밝히지 않습니다. 성경 다른 곳에서도 이 열매가 무엇이었는지 알려주는 곳은 없습니다. 그래서 이 물음은 본문 안에서 답을 찾기 어려운 채로 남아 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어떻게 이해해 왔을까
이 이야기는 본문이 말하지 않은 것을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채워 넣는지 보여 줍니다. 사과라는 이미지는 오랜 세월 쌓인 것이지, 본문이 준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 물음은 믿음의 문제라기보다, 이야기가 어떻게 전해지고 변하는가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본문이 비워 둔 자리를 우리가 무엇으로 채우고 있는지 돌아보게 합니다.
모두 똑같이 생각할까
라틴어 낱말의 비슷함 때문에 사과가 되었다는 설명이 널리 퍼져 있지만, 이 설명에 반대하는 연구도 있습니다. 어떤 열매였는지에 대해서도 포도, 석류, 무화과 등 여러 후보가 제시될 뿐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
자주 생기는 오해
금지된 열매가 사과라고 단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창세기 본문은 그 열매의 종류를 말하지 않습니다. 사과라는 이름은 본문이 아니라 뒤에 붙은 것입니다.
교수의 한마디
본문이 말하지 않은 것을 말하지 않는 것도 읽는 방법입니다. 빈 자리를 빈 자리로 두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한 줄 정리
창세기는 그 열매의 이름을 말하지 않고, 사과라는 이름은 나중에 붙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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